2025년 07월 26일

어린 등대지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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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메리의 아빠는 등대지기였어요. 등대는 바닷가에 세워진 높은 탑으로, 꼭대기 방에는 밤새도록 빛을 비추는 밝은 등이 있어요. 이 빛은 그 근처를 지나는 배들에게 위험한 곳에 너무 가까이 다가와 부딪히지 않도록 경고를 해주지요. 마치 “선원 여러분, 조심하세요. 이 근처에 모래와 암초가 있으니 너무 가까이 오면 안 됩니다.”라고 말하듯이요.


예전에는 등대지기들이 직접 등대에서 살며 등댓불을 비추곤 했어요. 전깃불은 없었지만, 대신 직접 불을 지필 수 있도록 잘 다듬어진 거대한 심지가 있었는데, 심지 뒤에 반사경을 두어 심지에 불을 붙이면 반사경이 그 빛을 바다 위로 환하게 비추도록 했어요.


메리의 아빠가 지키던 등대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바닷물에 둘러싸여 있었어요. 하지만 하루에 약 세 시간 정도는 썰물로 물이 빠져 커다란 바위 위를 걸어 육지까지 나갈 수 있었어요.

그들은 바닷물이 다시 높이 차오르기 전에 등대로 잘 돌아가야만 했어요. 메리의 아빠는 날마다 해가 지기 전에 등대에서 자신과 메리의 안전을 단단히 확인했어요.


어느 날 오후 썰물로 물이 빠졌을 때, 아빠는 필요한 것을 사러 바위를 건너 육지로 나가셔야 했어요. 메리 혼자 등대에 남아있게 되었지요.


“사랑하는 메리야, 걱정하지 마.” 아빠가 메리에게 말했어요. “물이 다시 차올라 바위를 덮기 전에 꼭 돌아올게. 등댓불도 평소와 같이 켜서 비출 수 있을 거야.” 아빠는 작은 소녀에게 다정히 인사하고 서둘러 길을 떠났어요.


그런데 메리의 엄마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사실 메리의 엄마는 2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메리와 아빠는 엄마가 몹시 그리웠어요. 하지만 메리는 홀로 있는 것이 두렵지 않았어요. 아빠가 약속을 잘 지킬 것을 알고 있었고,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도 다 생각해 두었거든요.


하지만 시계가 여섯 시를 알렸을 때, 메리는 깜짝 놀랐어요. 등대의 좁고 작은 창을 통해 밖을 보며 아빠가 왜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는지 궁금했어요. 곧 물이 다시 차오를 시간이었거든요.


일곱 시가 되자, 바닷물이 바위 위로 첨벙첨벙 차오르기 시작했어요.


“아빠, 제발 서둘러야 해요! 서둘러요!” 메리는 창밖을 보며 크게 혼잣말을 했어요. “곧 물이 바위를 다 덮어 버리면 아빠가 등댓불을 켤 수 없을 거란 말이에요!”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물은 곧 바위를 뒤덮었고 날도 어두워지기 시작했어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캄캄하고 성난 구름까지 몰려왔어요. 태풍이 다가오는 것 같았어요. 메리는 이제 어떻게 하지요? 이젠 아빠가 등대로 돌아올 수도 없어요. 큰 심지에 불을 붙일 방법도 없었어요. 폭풍 속을 지나는 배들은 등대 불빛만을 의지하고 있을 텐데 큰일이에요! 메리는 그동안 아빠가 큰 심지에 불 붙이는 것을 본 적은 많았지만, 직접 불을 붙이기엔 너무 작고 어렸어요.


메리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그때, 사랑하는 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말씀이 생각났어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예수님을 바라보렴.” 메리는 방 한쪽 구석에 가서 무릎을 꿇고 기도했어요. “예수님,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아빠를 도와주세요. 아빠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지켜주세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