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7일

장님 놀이 에이미 쉐랄드의 “꼬마 에이미: 인도”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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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의 부모님이 선교하는 지역의 거리에는 인도 거지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들 중에는 장님도 흔히 볼 수 있었지요. 그들을 자주 봐서 그런지, 에이미는 눈을 감고 ‘장님 놀이' 하는 것을 꽤 재미있어했어요. 눈을 꼭 감고, 조심스럽게 주변의 벽이나 가구를 만져보면서 문이나 창문 혹은 바닥에 있는 무엇인가를 찾는 놀이였어요.


하지만 엄마는 계속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하셨어요. 다칠 수 있으니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이에요. 특히 밖에 있을 때는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있더라도 눈을 감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 밖에서 그 놀이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거의 매 안식일이면 에이미의 가족은 교인들 가정의 저녁 식사에 초대되곤 했어요. 맛있는 저녁 식사 후에는 보통 그들이 사는 아파트 가까운 곳에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나 동물원에 갔지요. 공원이나 동물원은 아주 가까웠지만, 반드시 아파트 입구로 나와서 멀리 빙 둘러 가야 했어요.


공원으로 가는 길은 늘 많은 사람들로 붐볐어요. 하인들이 끄는 릭샤와 큰 황소들이 끄는 지게차, 말이 끄는 마차들에다가 걷는 사람들까지 뒤엉켜 아주 복잡했어요. 사람만을 위한 인도가 따로 없었기 때문에 동물이 끄는 탈것도 같이 섞여 걸어야 했어요. 그래서 다치지 않기 위해 언제나 아주 조심해서 다녀야 했어요.


어느 안식일 오후에 한 가족과 에이미의 가족은 함께 공원에 가기로 했어요. 에이미는 제일 앞에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장님놀이’를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는 밖에서는 절대로 그 놀이를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에이미는 딱 한 번만 엄마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장님놀이를 해봐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화하며 걷던 아빠 엄마는 황소 지게차가 아주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셨어요. 눈을 감고 걷고 있던 에이미는 그 두 황소 사이로 걸어갔고,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거의 지게 차에 부딪힐 찰나였어요. 그때 그 황소 지게차를 몰던 사람이 에이미를 발견하고는 크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어요. 


그 소리에 에이미는 눈을 번쩍 떴어요. 에이미 양쪽에는 큰 황소가 있었어요. 황소 지게차가 바로 눈앞에 있었고 화가 난 몰이꾼이 에이미를 내려다보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요. 다행히 몰이꾼이 지게차를 제때 멈추었기 때문에 황소들은 얌전히 서 있었어요.


즉시 에이미는 황소 사이를 빠져나와 엄마에게 달려갔어요. 몰이꾼은 여전히 소리를 지르며 주먹을 허공에 휘두르고 있었어요.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모두 알 수 있었어요. 정말 놀라고 무서웠기 때문이에요. 에이미도 마찬가지였어요.


에이미의 부모님은 에이미가 지게차에 치이지 않아서 너무나 감사했어요. 에이미도 정말 감사했어요. “죄송해요. 다시는 밖에서 장님놀이를 하지 않을 거예요.” 에이미가 흐느껴 울며 말했어요.


엄마와 아빠는 에이미를 혼내지 않기로 했어요. 에이미가 이미 절대 잊을 수 없는 교훈을 배웠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불순종은 언제나 아주 위험해요. 딱 한 번이라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