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07일

밋지의 반려동물 등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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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칼은 덥수룩한 밋지의 갈색빛 털에 그의 작고 마른 얼굴을 파묻으며 울지 않으려 애썼어요. 밋지는 소년에게 그 누구보다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어요. 칼이 다른 아이들처럼 뛰어놀지 못해도 괜찮았어요. 칼이 목발을 짚고 거리를 걸을 때도 밋지는 언제나 칼의 곁에 있었어요.


하지만 칼은 이제 더 이상 이 충직한 개와 함께할 수 없었어요. 칼에게는 그의 친구와 함께하는 데 필요한 강아지 등록증을 살 돈이 없었거든요. 법에 따르면, 개를 키우기 위해서는 반려동물 등록증이 필요했어요.


그때 칼은 생각했어요. “안식일 학교 선생님이 예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신다고 하셨어. 밋지야, 내가 널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있도록 예수님께 기도해 볼게. 밋지는 칼이 말한 모든 말을 이해한 듯 꼬리를 흔들었어요.


바로 그때 칼의 가장 친한 친구 에디가 휘파람을 불며 길을 걸어오고 있었어요. 반짝이는 스케이트화 한 켤레를 사러 시내로 가는 길이었지요. 에디는 스케이트화를 사려고 오래도록 돈을 모으고 있었거든요.


에디는 잠시 칼의 옆에 와서 바닥에 앉아 장난스럽게 밋지를 움켜잡기도 했어요. 쓰다듬어 주기도 했고요.


칼은 에디에게 그의 기도를 말해 주었어요. “예수님은 내가 밋지를 데리고 있게 해주실 거야.” 칼은 기쁘게 말했어요.


에디는 인사를 하고 다시 길을 떠났어요. 하지만 가는 길에 꼬마 칼과 밋지가 자꾸만 생각이 났어요.


“가여운 칼에겐 기쁜 일이 그리 많지 않을 텐데.” 에디가 혼자 중얼거렸어요. “밋지마저 떠난다면 칼의 마음이 정말 아플 거야.” 에디는 한숨을 쉬었어요. “누군가가 대신 등록증을 사 주면 좋을 텐데.” 에디는 예수님께서 칼의 기도에 응답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랐어요. 그런데 마음에 한 생각이 스쳤어요. “내가 그 돈을 대신 낸다면 어떨까?” 하지만 에디가 오랜 기간 돈을 모아 사려고 했던 그 스케이트화는 어떻게 하지요?


잠시 고민하던 에디는 ‘스케이트화는 조금 더 기다렸다가 사면 되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러고는 발길을 돌려 칼과 밋지에게로 서둘러 갔어요.


“칼, 오늘 하룻밤만 밋지를 좀 빌려줄 수 있어?” 에디가 그의 친구에게 물었어요.


칼은 밋지를 꼭 안았어요. 칼은 웃으며 에디에게 말했어요. “물론이야. 너라면 밋지를 잘 돌봐 줄 테니까.”


다음 날 아침, 칼은 뒷베란다의 계단에 앉아 어린이들이 노는 것을 보았어요. 칼은 밋지가 몹시 보고 싶었어요. 그 마음을 아는 듯 저쪽 모퉁이에서 한 작은 동물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어요. 그 신이 난 개 한 마리는 어느새 달려와 폴짝 뛰어 칼의 품에 안겼어요.


“밋지!” 칼의 반가운 목소리에 밋지도 기쁘게 꼬리를 흔들었어요. 칼은 밋지를 꼭 안고 반갑게 쓰다듬었어요. 그런데 밋지의 목에서 무언가가 만져지는 거예요! 칼의 눈이 반짝였어요. 무엇이었을까요? 밋지는 반짝이는 등록증이 붙여진 새로운 목줄을 차고 있었어요. “우와! 예수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셨어!” 칼이 외쳤어요.


“예수님, 밋지를 데리고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근처에 한 작은 집에서는 에디가 남은 돈을 세며 기쁘게 미소 지었어요. “칼의 기도가 이뤄지도록 예수님을 도와드려 참 기쁘네.” 에디는 말했어요. “밋지의 반려동물 등록증을 대신 살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즐거웠어. 스케이트화는 다음에 사면 되니까.”